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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출규제, 부동산정책처럼 실패하나....소비자 혼란 비판 목소리 등록일 21-08-25 07:30
글쓴이 관리자 조회 75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대출중단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실수요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자금 대출까지 틀어막으면서 당장 가을 이사시즌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패닉' 상태에 놓였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는 지난 4년간 총 26번의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값 폭등과 전·월세난 심화라는 부작용만 초래한 부동산 대책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근본적인 원인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음에도, 집값 상승의 책임을 투기세력에게 돌려 대출 규제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잘못된 처방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주담대 취급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SC제일은행은 일부 주담대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또 농협중앙회도 오는 27일부터 지역농·축협에서 준조합원·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배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길도 좁아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라고 요구, 대출중단을 단행하는 은행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의 갑작스런 대출 중단에 금융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을 해놓고 당장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실수요자들을 그야말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출중단 사태는 금융사들이 올해 증가분 목표를 준수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자체적인 조치로, 아직 한도에 여유가 있는 타 금융사들까지 대출중단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폭발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타 은행들의 대출 중단 조치가 다음 수순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건수는 7557건으로, 한 주 전 같은 기간(10~13일) 5671건 보다 33.25%(1886건) 늘어났다. 특히 20일 하루에만 2318건이 신규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 등에서 대출이 막힌 대출자들이 타 은행으로 옮겨가고 있고 선수요가 몰리면서 대출 증가분 한도가 소진되면 타 은행들도 대출중단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정부가 대출을 줄이라고 계속 경고하고 있고 일부 은행들이 대출 중단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을 적극적으로 열어둘 금융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막고 있는 이유는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실화 돼 추후 금융시스템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영끌'·'빚투'에 나섰던 젊은층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펀더멘털과 무관한 금융자산 가격 상승 기대로 신규로 금융시장에 진입하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주식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 중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신규투자자 비중이 2019년 9.3%에서 지난해 32.8%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5%(160만명)가 30대 이하로 나타나 젊은층이었다. 또 지난해 고신용자 신용대출 증가율은 21.2%로 2017~2019년 연평균 증가율(11.2%)을 웃돌았고, 이 중 상당부분이 주택,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가계부채를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천편일률적으로 총량을 줄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주담대 뿐 아니라 전세대출, 신용대출까지 모두 전방위로 조일 경우 정작 자금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만 애꿎은 폭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급증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상승에서 비롯된 만큼, 결국 과열된 자산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금리 상태에서 주택 가격과 전세 가격이 너무 뛰어올랐다"며 "그런데 그간 (주택)공급을 못했으니 돈을 끌어오는 수밖에 없고, (정부로서는)돈줄을 죄는 것 외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수요자와 투기세력을 정밀하게 발라낸 세심한 정책이 어렵다면, 적어도 자금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예상가능한, 점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득이 안정적이고, 상환능력이 있는 이들이 대출을 받는다는 대출의 근본 개념으로 돌아가 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갑작스런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계획을 세워 대출을 받으려던 개별주체들이 모두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며 "특히 우리나라 전세시장의 경우 전세금이 집주인과 기존 세입자, 새로운 세입자까지 모두 연쇄적으로 물려있는 특이한 구조인데 정부는 이런 특수성도 감안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내려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기자금인지, 실수요인지 자금용도를 완벽하게 걸러내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예상가능하게 규제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또 규제에 변화를 준다고 해도 아예 틀어막기 보다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물가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되는 등 전반적인 금융 불안전성이 커지고 있어 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한 관리는 필요하다"며 "단 금융사들이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방법이 아니라 신용이나 소득에 따라 평가하고 총량관리는 금리조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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